그동안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의 현장실장으로 헌신해오신 이수범 실장님이 5월 1일부로 정들었던 서울역 현장을 떠나 위기가족쉼터인 살림터의 센터장으로 부임합니다. 아쉬운 안녕을 고하는 이수범 실장님의 메시지를 전해드립니다.
16년간 정들었던 다시서기센터를 이제 떠납니다. IMF 외환위기가 시작될 당시 일반회사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2005년 인생의 방향을 사회복지영역으로 선회하면서 다시서기센터와 인연을 맺었고 미소꿈터에 이어 코로나19가 극성인 지금 네번째 일터인 살림터로 옮깁니다. 지난 16년을 돌이켜보면 지루할 새없이 세월이 참 빠르게 흘러왔습니다. 마음의 여유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이었습니다. 이것은 나를 위함이 아니라 오로지 노숙인들의 낮은 처지와 열악한 여건을 개선하고자 하는 작은 소망이었습니다.
떠나기 전에 적어도 감사인사를 전하는 것이 예의라 서울역광장을 다니면서 보이는 분들에게라도 급하게 인사를 전했습니다. "그간 협조해주셔서 감사하고 술 조금 드시고 건강 잘 챙기시라"고. 직원들에게는 무슨 말을 해도 미련은 남을 것 같습니다. 사회생활의 첫발을 다시서기에서 시작한 우리샘들의 경우 이곳에서 가족같은 직장동료를 만났고 안정적인 일터의 기반위에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키우고 승진도 하면서 제2, 제3의 인생을 가꾸어가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노숙인들과 함께 이분들이 좌절에서 다시 희망을 찾고 살아가는데 옆에서 지지하며 앞뒤에서 밀고당기면서 열심히 생활해왔다고 자부합니다. 그 뜻과 초심을 잃지 말고 일관되게 밀고 나간다면 앞날에 더 좋은 일들이 생길 것이리라 확신합니다. 지금까지 희노애락을 함께 하며 같이 성장해온 기억들을 고이 간직하고 앞으로 어디서든 다시서기의 정과 추억을 되새기며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그간 다시서기와 함께 해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다시서기와 노숙인분들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으로 늘 함께 해주실 것을 믿고 떠납니다.
그동안 고마웠고 감사했습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정들었던 다시서기를 떠나며' 이수범 |